하지만 은행과 카드사부터 시작된 연체율 상승이 상호저축은행(상호신용금고), 대금업체로 확산되면서 경영난을 겪는 업체도 나타나고 있어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대금업은 사채업을 양성화하면서 연간 이자를 66%까지만 받도록 법으로 정한 서민금융 분야다.
▽합병을 통해 살아남기〓올 들어 5억∼15억원가량의 대출잔액을 갖고 있는 중소 대금업체들이 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주에 본점을 둔 굿모닝컨설팅은 최근 머니마켓과 합병해 대출자산을 35억원으로 늘렸다. 삼한크레디트도 5개 회사를 합병하여 자산규모가 30억원으로 늘어났다. 마산에 본점을 두고 있는 세이프크레디트는 창원과 구미에 있던 두 개의 회사가 합병했다.
이처럼 소규모 대금업체들이 속속 비슷한 규모의 회사들과 합병에 나서는 것은 최소 대출잔액이 20억원 이상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또 중소 업체들은 대출잔액이 비슷한데다 합병 이후 각 지점을 독립적으로 운영하여 영업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소비자금융연합회 최관규 실장은 “대금업체들은 주로 상호저축은행에서 채권서류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왔기 때문에 규모를 키워야만 자금차입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했는데도 경영난은 여전〓최근 들어 금융기관들의 연체율 급등의 여파로 연리 66%짜리 고리대출 영업을 해오던 대금업체들도 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대금업체들은 그동안 전주(錢主) 역할을 해오던 저축은행들이 부실을 우려, 자금을 빌려주지 않아 자금조달마저 어려운 상태다.
국내 대금업시장에서 ‘빅3’로 통하는 A&O인터내셔널, 프로그레스, 해피레이디의 대출건수는 올 들어 불과 2개월 만에 최고 30% 가까이 감소했다. A&O인터내셔널의 대출건수는 1월 3920건, 2월 3378건, 3월 3307건으로 줄었다. 프로그레스의 대출건수도 1월 4390건에서 3월에는 3765건으로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주요 자금원인 저축은행들에 대금업체에 대출할 때는 담보채권 확보비율을 150%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고 가능하면 여신을 회수하라고 권고하면서 대금업체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최관규 실장은 “대금업체들이 대출을 축소하자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 연리 100%가 넘는 불법사채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등록대금업체의 상당수가 연체율 증가와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영업을 포기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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