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씨 5000만원 수수 포착

  • 입력 2003년 5월 6일 23시 40분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을 재수사 중인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는 6일 이용근(李容根)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나라종금측에서 각종 청탁과 함께 5000만원 이상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혐의가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위원장을 소환, 나라종금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의 청탁을 받은 사실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위원장이 금감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 1∼5월 안상태(安相泰) 전 나라종금 사장에게서 ‘잘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 이상을 전달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은 “나라종금은 결국 시장에서 퇴출시켰으며 청탁과 관련된 돈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안 전 사장이 금융 당국의 종합금융사 퇴출 정책을 바꾸기 위해 여권 실세를 동원해 금감원 등에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추궁 중이다.

검찰은 이날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이 대통령비서실장 재직 중 김호준(金浩準) 전 보성그룹 회장에게서 최소 1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한 최고위원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의원이 2000년 4·13총선 직전 측근 등을 통해 나라종금에서 거액을 받은 정황을 일부 확인하고 박 의원도 금명간 소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측은 “김 전 회장에게서 나라종금 퇴출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관련해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박 의원도 “2000년 초는 ‘옷 로비’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나온 직후라서 로비를 할 위치가 아니었고 선거 과정에서도 직접 돈을 만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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