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400여 수출업체의 이익단체인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는 이날 ‘과학적 근거를 무시한 무역장벽의 증가’라는 118쪽짜리 백서에서 “인간 건강, 동물 보호, 환경 보호 등을 내세운 무역상대국의 각종 규제가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백서는 특히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공중위생 조치’라는 항목에서 “한국이 미국산 껍질호두에 대해 포괄적인 사전 검역절차를 내세워 수입을 사실상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체리와 사과도 미국이 제시하는 살충처리 관련서류 검토를 늦추는 방식으로 역시 시장접근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백서는 이와 함께 “한국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및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인정한 특정 식품성분과 첨가제, 제조공법 등도 금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NFTC는 백서의 대부분을 EU의 유전자조작(GM) 농산물 규제를 비판하는 데 할애함으로써 EU가 ‘안전’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은 무조건 위험한 것으로 간주해 수입을 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백서는 “비과학적인 장벽들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 정신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조속한 시정을 미 정부에 촉구했다.
1914년 설립된 NFTC는 워싱턴과 뉴욕에 사무실을 두고 미국 기업의 해외활동에 영향을 주는 각국의 무역투자 및 금융관행과 세제 등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 보고서는 미 정부가 매년 작성하는 각국 무역장벽 보고서의 기본 자료가 되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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