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 전문시장 순례(巡禮)의 마지막 편으로 서울 도심 곳곳에 숨어 있는 음식재료 전문 상가들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문구, 서적, 애완동물, 중고물품 시장 등 다양한 품목의 전문 상가를 둘러봤다. 먹는 재미, 보는 재미, 사는 재미가 삼박자로 딱 맞아떨어지는 전문 상가들은 어떤 곳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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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 해산물, 없는 게 없어요=1957년에 문을 연 한국 최대의 건어물 도소매시장인 ‘중부시장’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4가역 7번 출구 앞 3만여평에 자리 잡고 있다. 1200여개의 상점이 있는데 해마다 한국 건어물의 65%가량, 금액으로는 3조원 안팎이 팔린다.
특히 한국보건환경연구원 직원들이 시장 내에 상주해 수시로 상품을 검사하고 관할 중구청도 주 2회씩 불시에 원산지 검사를 하는 등 위생관리가 철저한 게 장점이다. 상인연합회 김창호 본부장은 “단골 고객이 많아 물건을 속이면 장사를 못 한다”고 말했다.
![]() 값 20%싸고 위생관리 철저 |
도매시장은 오전 3시부터 낮 12시까지, 소매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열린다. 다른 곳보다 20% 이상 싸다.
올 10월 완공을 목표로 대형 쇼핑센터를 짓고 있고 자체 인터넷 쇼핑몰(www.jungbumarket.com)을 운영하는 등 시장 상인들의 자발적인 현대화 노력도 주목받는 부분.
▽중국집 주방장이 고객=명동 중앙우체국 옆길에서 주한 중국대사관 방향 길목에 중국 토산품, 약재, 월병(月餠), 중국 옷 등을 전문으로 파는 상가가 있다. 중국대사관 벽을 따라 중국산 약재와 중국산 차를 파는 노점도 있다.
또 근처에는 중국 옷 등 중국토산품을 파는 상점, 월병 전문점, 중국잡지 전문점 등이 몰려 있다. 대부분 20∼30년간 중국 상품을 팔아 온 전문점이다.
이 밖에 남대문시장에서 남대문로를 건너 북창동 골목길에 들어서면 4곳의 중국음식 재료상점이 있다. 중국 음식에 들어가는 전복이나 굴 소스, 말린 해삼, 만두 피 등을 살 수 있다.
▽포장마차 안주거리=지하철 2호선 신당역 2번 출구 앞 중앙시장은 색다른 시장. 메인 통로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닭꼬치, 곱창, 돼지머리 등 포장마차용 재료를 파는 도매시장이, 다른 쪽에는 가구거리가 형성돼 있다. 전체 상가 수는 700여개.지난해 8월부터 환경개선작업에 들어가 올 10월이면 비를 막는 가리개가 있는 현대식 재래시장으로 거듭날 예정.
▽헌책이 천장까지 쌓여=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1층에는 중고서적 전문점이 20곳 정도 몰려 있다. 매장마다 대학교 전문서적, 잡지, 소설 등 취급하는 책의 종류가 다르다. 일부 서점은 헌책을 사기도 한다.
동대문 종합상가 B동 옆에는 아동서적을 파는 75개의 점포가 있다. 창작동화, 위인전기, 사전, 중고교 참고서 등을 주로 판다. 10권 이상 되는 전집류는 최대 60%까지 싸게 팔기도 한다. 인근에 만화 도·소매상 10여곳도 성업 중이다.
![]() 학습 미술용품등 도매가 판매 |
외국잡지 전문상가도 있다. 명동 중앙우체국 옆길에는 한때 외국잡지 전문서점이 8곳까지 있었다. 요즘은 4곳으로 준 상태.
또 우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점도 있다. 과거 회현 지하도상가에는 우표 상점 20여곳이 있었다. 하지만 공사 때문에 대부분 문을 닫았고 이 골목에 옛날 화폐, 우표 등을 거래하는 상점이 한 곳 남아 있다.
▽학생들로 북적이는 문구상가=남대문시장 숭례문 수입상가 입구로 들어오거나 남대문로 쪽에서 남대문시장으로 들어오면 문구상가가 나온다. 문구 포장재료 파티용품 제도용품 미술용품 등을 도매가로 살 수 있다. 소매가보다 20% 정도 값이 싸지만 볼펜 등을 한 다스씩 사면 최대 30%까지 할인해준다.
지하철 1, 4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 4번 출구 앞 창신동에도 문구시장이 발달해 있다. 도소매를 함께 하는 상가가 100여곳 몰려 있다.
▽귀엽고 신기한 애완동물=충무로 주변에 강아지와 애견용품을 함께 파는 애견센터 50여곳이 몰려 있다. 값도 20%가랑 싸고 다양한 품종의 강아지와 애견용품을 고를 수 있다. 그러나 병든 강아지로 인해 간혹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때문에 3개월 이상 된 강아지를 고르고 피해 보상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는 게 좋다.
![]() 강아지 파충류등 볼거리 풍성 |
청계천7가에 있는 수족관 거리도 볼 만하다. 60여 상점에서 한 마리에 400만, 500만원인 열대어부터 가재 파충류 미니토끼 등 온갖 애완동물을 팔고 있다. 수족관도 1만5000원부터 500만원 이상의 고가품까지 다양하며 횟집용 등으로 수족관을 맞출 수 있다.
▽중고품, 골동품이 쌉니다=동대문 청평화시장에서 청계고가도로를 따라 성동구 방향으로 200m에 걸쳐 중고용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황학동 벼룩시장’이 있다.
노점상을 제외하고 1600여 상점이 중고 가전, 골동품, 농기계, 장식품 등을 팔고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인도뿐 아니라 차도에까지 노점이 열린다. 청계상가협의회 안규호 회장은 “이곳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은 없다”고 자랑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박용기자 parky@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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