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무역업 손뗀다…주유소 IT산업 집중

  • 입력 2003년 5월 8일 17시 57분



SK글로벌이 무역사업을 접고 주유소와 정보통신(휴대전화 판매 및 두루넷 전용회선망 임대) 사업만 남기는 방향으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러면 SK글로벌이 맡고 있던 SK 계열사의 무역기능은 각 계열사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SK글로벌의 채권단 관계자는 8일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의 뼈대를 이같이 잡아 세부적인 실천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와 함께 SK㈜는 SK글로벌로부터 받을 매출채권 1조5000억원 가운데 일부를 자본금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에 참여할 전망이다. 그러나 SK㈜의 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이에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대우와 비슷하게 처리=SK글로벌은 ㈜대우처럼 오랫동안 그룹 계열사의 부실을 대신 떠안아 부실해졌다. 정부는 ㈜대우를 처리하면서 경쟁력이 있는 무역, 건설 사업은 떼어내 각각 대우인터내셔널, 대우건설이란 클린 컴퍼니에 넘기고 기존 회사는 청산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SK글로벌은 ㈜대우와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력이 없는 무역사업은 정리하고 주유소와 정보통신 관련 사업에만 집중하도록 사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SK㈜ 출자전환 참여한다=SK㈜가 SK글로벌에 외상으로 팔고 아직 받지 못한 매출채권은 약 2조4000억원(해외 현지법인 9000억원 포함).

무역사업을 정리하면 해외 현지법인은 청산되기 때문에 SK㈜가 SK글로벌 본사로부터 받아야 할 1조5000억원이 출자전환 대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SK㈜도 SK글로벌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1조5000억원의 50% 이상을 떼이게 된다”며 “출자전환이 손해를 줄일 수도 있다는 점을 SK그룹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그룹도 출자전환에 참여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했지만 앞으로 실사결과를 토대로 채권단과 SK㈜의 출자전환 금액을 정하는 협상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액주주와 소버린의 반대를 어떻게 무마시키느냐가 최대 관건.

소버린은 “SK㈜는 계열사와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나가야 한다”며 SK글로벌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소액주주도 SK글로벌을 지원하면 SK㈜의 경영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한다는 태세다.

채권단은 SK㈜의 출자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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