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포와 파주에 각각 480만평과 275만평 규모의 ‘매머드 신도시’를 건설키로 한 것은 큰 폭으로 뛰어오른 수도권 지역 집값을 잡으려면 수도권의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포와 파주가 모두 서울에서 30㎞가량 떨어진 데다 위치도 두 곳 모두 서울 서북부에 편중돼 정부의 기대만큼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왜 김포·파주 신도시인가=정부는 당초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자 1000만평 이상 규모의 신도시 2, 3곳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또 2006년까지 수도권 주택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주택 153만가구를 건설할 수 있는 택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정부는 신도시 건설계획 입안 과정에서 초기에는 강남을 대체할 만한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강남에 가까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과 의왕시 청계산 주변, 경부고속철도 광명역 역세권(광명-시흥-안산)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취임 이후 행정수도 건설이 추진되면서 신도시는 2곳만 우선 정하고 규모도 300만∼500만평 규모로 줄었다. 또 신도시의 성격도 ‘강남 대체’에서 ‘자족형 도시’로 바뀌었다.
김포와 파주가 이번에 신도시 건설지역으로 확정된 결정적 요인은 그동안 검토된 지역 가운데 두 곳이 가장 자족기능이 잘 갖춰진 곳으로 판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포는 동북아비즈니스센터와 연계해 개발하면 직장과 주거지를 갖춘 도시로 개발될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또 파주는 인근에 LG필립스 액정모니터(LCD) 공장이 들어서기로 한 데다 파주 교하지구 등 인근에 개발되고 있는 택지지구와 연결하면 일산 배후주거단지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분양 일정=후보지로 결정된 곳은 △사전환경성 검토(3개월) △관계부처 협의 및 주택정책심의회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3개월) 등을 거쳐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다.
이후 개발기본계획(1년)과 실시설계(1년)를 거쳐 택지조성공사 착수와 함께 택지분양을 실시할 수 있다.
건교부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칠 때 김포와 파주 신도시에서 택지분양은 2005년 말, 아파트 분양은 2006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공사기간 등을 고려할 때 2008년 하반기에는 아파트 입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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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대책=수도권 신도시 후보지 2곳은 9일 구체적인 개발계획에 대한 공식발표와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토기를 사고팔기가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건교부는 신도시 후보지가 확정되면 투기심리로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후보지와 주변지역의 도시계획용지 가운데 주택·상업·공업용지 등을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살 때 미리 해당지역 시군구청장으로부터 실수요 여부와 이용 및 취득 목적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용도별 허가대상은 △주거지역 54.45평 △상업지역 60.50평 △공업지역 199.65평 △녹지지역 60.50평 △농지 302.49평 △임야 604.99평을 각각 초과하는 땅이다.
만약 이를 어기고 토지매매 계약을 했다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토지가격의 30%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차지완기자 cha@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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