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요즘 동남아와 중국 등으로부터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고 있다. 앞으로 고용허가제가 시행된다면 그 인원은 더 늘어날 것이다. 반면 국내의 만성화된 실업률은 더욱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정부는 어떤 취지로 이런 상황에서 고용허가제를 추진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보호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보다 훨씬 선진화되고 민주주의를 꽃피운 나라들도 도입을 꺼리고 있는 고용허가제를 어떻게 적용하려는지 걱정스럽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근로자 본국 봉급의 몇 배 이상은 주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들었다. 인권도 중요하지만 자국민 보호에 우선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3D 업종의 경우 인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데려오는 것 자체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고민해온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10여년 전 싱가포르에 갔을 때 현지 친구에게서 외국인 노동인력 통제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싱가포르 역시 한국 못지않게 동남아 등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편이지만 별문제가 없을 정도로 통제가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기업의 외국인 고용을 합법화하되 외국인 월급에 대한 세금을 내도록 하면서 통제를 하는 것이었다. 외국인 월급의 일정액을 세금으로 처리해 불법 취업을 통제하는 방법이었다.
세금 비율은 국내 실정에 맞게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도 싱가포르의 방식을 도입했으면 한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와 국내 근로자 모두 살 수 있는 ‘윈윈 정책’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용허가제와 관련해 더 신중한 정책을 수립해주길 기대한다.
이신홈 서울 관악구 봉천1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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