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은 노조는 금리인하 외압시비와 관련하여 한은 집행부와 정부에 해명할 것을 요구,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박승(朴昇)한은 총재는 금리인하에 강력한 반대의사를 나타내다가 지난달 29일 청와대 비공식회의에 참석한 뒤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강조, 외압시비를 불러왔다.
△한은의 금리인하 분위기 띄우기= 박승 총재는 지난달 30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4%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하반기 경제회복이 늦어질 경우 금리정책을 포함한 다각도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한은 관계자들은 올해 연간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 4.1%에 못 미치는 3%대 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사스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분석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0.3%포인트 정도의 국내총생산(GDP) 잠식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이 잘해야 3.8%라는 것.
한은은 또 9일 '이라크전 종전이후 세계경제 향방'보고서를 통해 사스 확산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아시아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특히 중국경제가 부진해질 경우 대중국 수출에 크게 의존해 온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성장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아시아경제의 기관차인 중국의 경우 사스 확산으로 성장률이 작년(8%)은 물론 올 1·4분기(9.9%)에 비해 상당 폭 둔화돼 연간 6%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콜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주장인 셈이다.
△거세지는 금리인하 반대여론= 한국은행 노조는 9일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조사결과를 통해 전문가의 62%가 콜금리 인하효과가 없을 것으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대학교수, 경제연구소 직원, 국회의원, 언론사 경제부 기자 등 외부전문가 223명과 한은 직원 53명 등 모두 2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62.3%가 현시점에서 콜금리 인하는 경기부양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콜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58.4%가 반대한 반면 찬성은 41%에 그쳤다.
한편 민주당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은 9일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금리인하 정책은 부동산투기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금리결정은 금통위원들이 신중히 판단해서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부동산투기는 근본적으로 행정수도이전, 신도시개발론 등 정부 정책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금리인하가 부동산투기를 부추긴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인하 여부는 거시경제 기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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