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는 10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고위 공직자는 직무 수행시 높은 도덕수준과 윤리의식을 필요로 하는데 각종 정책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충돌하는 경우 청렴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이 나서 공직자의 부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의 이 같은 주장은 현행 ‘공직자윤리법’이나 ‘공무원행동강령’에 공직자들의 직무수행 때 이해가 충돌하면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사실상 없다는 데 따른 것. 부패방지위원회가 마련해 19일부터 시행되는 ‘공무원의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에도 ‘이해관계 직무의 회피’ 조항이 있지만 해당 공직자의 직무 재배정 등만 규정하고 있을 뿐 보유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위임신탁을 해야 하는 등의 강제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 회피제도를 단순한 행동강령에 담기보다는 공직자윤리법에 △공직임명시 보유주식처분 △공직자의 영리활동 금지 및 취업제한 △일정금액 이상 선물수수 금지 및 신고 등을 명문화해 이를 어기면 처벌하는 규정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제부처 장관 부장관 차관 등으로 임명되면 일정기간 안에 보유주식을 처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정현준(KDL) 진승현(MCI코리아) 윤태식(패스21) 사건’ 등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각종 벤처기업 비리가 잇따랐던 2000년 말에 개정됐다.
개정안은 1급 이상 모든 공무원과 지방경찰청장 지방국세청장 지방관세청장 등 일부 2, 3급 공무원은 매년 재산변동 사항을 신고할 때 주식보유현황과 주식거래명세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 명세서를 검토해 고위공직자가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가 있으면 법무부 장관에게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 때 부패방지법을 만들 당시 공직자윤리규정에 고위공직자로 임명(승진)될 경우 보유주식을 처분하거나 신탁회사에 블라인드 트러스트(백지위임신탁)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도입되지는 않았다.
현행 증권거래법에서도 증권업무와 관련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 등 일부 공무원의 주식 매매를 내부자거래로 보아 금지하고 있을 뿐 이미 갖고 있는 주식에 대한 규정은 없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청와대 행정부 고위공직자 주식보유 내용 | |||
공직자 | 관계 | 평가액(백만원) | 보유 주식(주) |
고건 국무총리 | 장남 | 420.1 | 바로비젼 63만7757, 제이앤씨마이크로켐 2000, 모바일크로스 4만, 아이템솔루션 7만4698 |
차남 | 81.9 | 동양증권 100, 신세기통신 1만5289, 한신코퍼레이션 1200 | |
윤덕홍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 본인 | 155.0 | 신흥통상 1만5500 |
배우자 | 3.2 | 대우전자 26, 삼성전자 10 | |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 | 본인 | 6.1 | 경남도민일보 200, 남해신문 515 |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 본인 | 3,519.8 | 금호전기 1000, 삼성화재 5000, 제일모직 1139, 삼성전자 9194, 호텔신라 1479, 삼성전기 2000, 삼성증권 7040, KT 54 |
배우자 | 237.0 | 금호전기 1000, 포스코 200, 삼성전자 700 | |
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 | 본인 | 7.3 | KTF 290 |
유인태 정무수석 | 본인 | 30.0 | 기획시대 3000, 심원기획 3000 |
이해성 홍보수석 | 배우자 | 17.9 | 현대건설 166, LGEI 40, 아펙스 6444 |
김희상 국방보좌관 | 배우자 | 17.5 | 굿모닝신한증권 270. 동아건설 150, 디아이 2410 |
조윤제 경제보좌관 | 본인 | 91.5 | 트리온홀딩스 2400, 아남반도체 200, 한미은행 3640, 미래산업 3205, 텔슨전자 536 |
김태유 정보과학기술보좌관 | 본인 | 105.0 | 동화약품 2000, 기아차 500, 현대증권 300, 호텔신라 380 |
배우자 | 330.2 | LG상사 300, KT 1000, KTF 252 | |
부 | 180.0 | 국민은행 6만7162, 농협 193, 하나은행 7만6662 | |
장남 | 23.8 | 하나은행 4만2642, 동양증권 60 | |
장녀 | 23.8 | 농협 14만, 하나은행 4만2642 | |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 본인 | 98.5 | KTB네트워크 4만4000 |
조영동 국정홍보처장 | 본인 | 12.4 | 나토넥세라믹스 2432, 성도 81 |
배우자 | 1.2 | SK 104 | |
이정재 금감위원장 | 본인 | 26.4 | 삼성전자 20, 제일모직 400, 한섬 190, 현대자동차 200 |
배우자 | 57.4 | 삼성전자 90, 제일모직 500, 한빛소프트 650, 한섬 900 | |
장남 | 9.2 | 제일모직 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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