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올 첫 감소세…호가는 상승세

  • 입력 2003년 5월 13일 18시 32분


올 들어 처음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매매, 전세 포함)이 줄어들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세금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수는 지난주(28만489건)보다 0.05% 감소한 28만341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매매 매물의 경우 지난주 13만8885건에서 이번 주 13만8454건으로 1주일 만에 0.31%가 줄었으며 서울지역 전체 25개 구 가운데 16개 구에서 매매 매물이 감소했다.

강남구는 1만4308건이 매매 매물로 나와 일주일 전보다 0.47% 줄었다.

강동구(―1.86%), 송파구(―1.93%), 양천구(―0.48%) 등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한 지역의 매물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이 때문에 수천가구 단지에 몇 가구만 거래돼도 호가가 오르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아파트 월세 매물도 4만7750개가 등록돼 한 주간 200여개가 감소했다.

반면 전세시장은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전세매물이 지난주(9만3629개)보다 0.54% 증가한 9만4137개로 늘어났다.

강남구 대치동 스피드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좀처럼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처럼 거래가 활발한 것도 아닌데 호가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의 홍순철 팀장은 “거래가 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는 가운데 호가만 오르고 있어 자칫 집값에 거품이 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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