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 살던 아파트를 팔아 사업자금을 마련했던 노미호, 주리애씨 커플. 졸지에 무주택자가 된 두 사람에게 ‘뜻밖의 행운’이 생겼다. 노씨 아버지가 두 사람에게 새 아파트를 물려주기로 한 것. 노씨 아버지로서는 물려준 재산 대부분을 사업자금으로 날려버린 아들이 못 미더웠지만 갓 태어난 손자가 고생할 것이 안쓰러워 결단을 내렸다.
노씨 아버지는 일단 명의변경을 한 다음 증여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무사를 찾았다. 그러나 거기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세무사로부터 아들이 증여세를 낼 능력이 없으면 증여세를 두 번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것.
“물려준 아파트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내는 것 아닙니까.”(노씨 아버지)
“아들이 세금을 낼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한 얘기입니다.”(세무사)
“무슨 얘기인지.”(노씨 아버지)
“아들의 세금을 대신 내주면 그에 대한 증여세가 또 붙습니다.”(세무사)
“세금을 내지 않을 방법은 없습니까.”(노씨 아버지)
“3개월 안에 아파트 명의를 되돌리면 되죠.”(세무사)
세무사가 내놓은 해결책의 핵심은 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증여 원상복귀 규정을 적절히 이용하라는 것.
현행 세법에서는 증여를 받은 후 당사자간 합의로 증여받은 재산을 증여세 신고기한(증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안에 반환하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당초 증여한 것이나 반환받은 것 모두에 대해 증여세를 물리지 않는다는 얘기.
그러나 신고기한이 지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신고 마감일 다음날로부터 3개월 안에 증여받은 재산을 반환하면 처음 증여한 것에 대해서만 세금이 붙는다. 또 그 후에 반환하면 처음 증여한 것이나 반환하는 것 모두 세금을 내야 한다.
여기에다 시가표준액의 4%에 해당하는 지방세(취득, 등록세)는 명의변경 때마다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증여세를 낼 능력이 없는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면 자식에게 경제적 능력이 생길 때까지는 명의변경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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