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조선 자동차 등 이른바 거래소의 ‘굴뚝산업’과 코스닥의 정보기술(IT)산업은 상대적 호황을 누렸다. 반면 SK글로벌의 분식결산과 카드채 직격탄을 맞은 은행 카드 등 금융업, 미-이라크전쟁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타격을 받은 항공 해운 등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제조업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개선=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좋았다. 상장 제조업체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9.4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높아졌다. 매출액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과 매출액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도 각각 8.17%와 6.61%로 작년에 비해 0.95∼1.03%포인트 낮아졌지만 순익률 자체로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또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평균 113.39%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53%포인트 낮아져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금은 4조659억원(1.83%) 늘어났으나 부채는 7조6484억원(2.90%) 줄어든 덕분이다.
코스닥등록 비금융업(금융을 제외한 제조업과 IT업체 등)의 매출액도 20.0%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4.6% 늘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3.5%에서 5.9%로 2.4%포인트 높아졌다. 경상이익과 분기순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경기침체 속 차별화는 심화=금융업종과 운송 항공업체는 국내외 악재에 시달렸다. 상장 금융업의 매출액은 28.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5.42%(1조5049억원) 줄어든 722억원에 그쳤다. 경상이익은 3100억원 적자, 분기순이익은 4486억원 적자로 모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코스닥등록 금융회사도 매출액이 20.2% 늘어났지만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및 분기순이익은 모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SK글로벌과 하이닉스반도체 및 신용카드 채권 부실 등으로 대손충당금 설정 및 대손상각이 늘어난 탓이었다.
대한항공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721억원에서 올해는 45억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운수창고업종의 영업이익은 60.95%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5.56% 감소하면서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도 47.75%나 줄었다. 반면 철강금속(122.53%)과 비금속광물(22.15%) 및 건설(16.36%) 등은 비교적 높은 영업이익증가율을 나타냈다.
▽더 나빠질 수 있는가?=제조업체의 순이익은 올해 1·4분기 중 6조9168억원으로 작년 4·4분기(1조5880억원)보다 5조3288억원(3.36배) 증가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72% 줄어든 것이지만 작년 2·4분기(7조107억원)에 이어 3분기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코스닥의 인터넷업종도 영업이익(153.0%), 경상이익(4만6352%), 분기순이익(1885%)이 대폭 늘어났다.
증권거래소 정운수 과장은 “제조업체의 분기순이익이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5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미-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 및 사스 등 온갖 악재가 집중됐던 1·4분기에 제조업체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가장 나쁜 상황은 지나갔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그룹별 영업실적 (단위:억원, %) | |||
그룹명 | 구분 | 03.1·4분기 | 증감률 |
삼성 | 매출액 | 159,025 | -30.24 |
순이익 | 13,930 | -38.00 | |
SK | 매출액 | 80,015 | 24.71 |
순이익 | 5,495 | -9.73 | |
현대자동차 | 매출액 | 56,983 | 19.37 |
순이익 | 3,366 | 45.68 | |
한진 | 매출액 | 33,289 | 8.25 |
순이익 | -2,574 | 적·전 | |
한화 | 매출액 | 8,777 | -22.54 |
순이익 | 800 | 290.90 | |
현대중공업 | 매출액 | 22,151 | 0.55 |
순이익 | 850 | 17.11 | |
현대 | 매출액 | 5,223 | -90.17 |
순이익 | 3 | -96.38 | |
금호 | 매출액 | 8,624 | -0.24 |
순이익 | -254 | 적·전 | |
두산 | 매출액 | 11,918 | -14.38 |
순이익 | 128 | -76.55 | |
동부 | 매출액 | 9,985 | 5.06 |
순이익 | 28 | -96.99 | |
1)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출자총액제한 그룹 중 공기업을 제외한 10개 그룹 대상. 2)현대그룹은 현대종합상사의 자본잠식 사유로 부채비율 계산 불가능. 3)현대상선과 SK글로벌은 각각 감사의견 한정과 의견 거절 등으로 제외 자료:증권거래소 |
홍찬선기자 hcs@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2003년 1·4분기 상장 및 등록사 실적 | ||||
거래소(529개사) | 코스닥(669개사) | |||
액수 | 증감률 | 액수 | 증감률 | |
매출액 | 1,170,100 | -5.48 | 141,837 | 2.6 |
영업이익 | 99,501 | -15.47 | 3,589 | -73.6 |
분기순이익 | 35,560 | -35.47 | -173 | 적자전환 |
증감률은 2002년 1·4분기와의 대비. 자료:증권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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