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은 등록 첫날 공모가 3만2000원의 2배인 6만40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이틀 연속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26일 종가는 8만100원.
주가가 10만원은 거뜬히 넘길 것이라는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 퍼지면서 ‘팔자’ 물량 없이 ‘사자’에만 3790만주 이상 몰린 상태다.
코스닥 게임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3∼15배인 것에 비해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웹젠의 PER는 3.5배 수준. 증시 전문가들은 이 수치와 웹젠의 올해 1·4분기 실적 등을 고려했을 때 주가가 공모가의 3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차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회사 내부의 문제점 때문에 공모가가 낮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간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웹젠의 2002년도 실적과 예상 투자자 수요 등을 기준으로 회사측과의 최종 협의를 거쳐 나온 액수”라며 “여러 변수를 고려한 결과로 무리는 없다”고 밝혔다.
작년도 매출액과 순이익 등을 근거로 뽑아낸 최초 예상 공모가는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최종 공모가보다도 낮았다는 것. 공모가 산정 당시에는 코스닥시장이 침체돼 있었기 때문에 그 수치가 낮은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간사가 시장 조성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한 탓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의 가파른 성장 가능성과 예상 실적이 공모가 산정에 반영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낮은 공모가는 회사의 가치에 적정한 자금을 만들어준다는 기업등록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강성빈 애널리스트도 “기업의 가치가 공모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투자자를 혼동케 하고 시장을 교란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코스닥 등록기업의 공모가 대비 1개월 후 주가 상승률 상위 10개사 (단위:원, %) | ||||
종목 | 등록일 | 공모가 | 1개월 뒤 주가 | 상승률 |
인터플렉스 | 1월22일 | 3,000 | 12,300 | 310 |
빅텍 | 2월 5일 | 1,800 | 6,970 | 287 |
탑엔지니어링 | 1월29일 | 2,700 | 10,200 | 278 |
티에스엠텍 | 1월21일 | 2,700 | 6,090 | 126 |
우수기계 | 2월12일 | 2,200 | 4,920 | 124 |
에스디 | 1월24일 | 3,700 | 7,500 | 103 |
국제엘렉트릭 | 3월21일 | 3,000 | 5,890 | 96 |
하이쎌 | 1월17일 | 3,800 | 7,290 | 92 |
하츠 | 2월11일 | 3,800 | 7,200 | 89 |
재영솔루텍 | 1월24일 | 2,500 | 4,540 | 82 | 자료:코스닥증권시장 |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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