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씨 30일 소환…형사처벌 가능성

  • 입력 2003년 5월 29일 19시 24분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 김재수(金在洙)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을 30일 소환 조사한다고 29일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정몽헌씨도 이기호(李起浩)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마찬가지로 긴급체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정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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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정 회장 등을 상대로 2000년 6월 산업은행의 현대상선에 대한 4000억원 대출을 앞두고 이 전 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에게 현대그룹에 대한 지원이나 대출을 요청했는지를 조사키로 했다.

특검팀은 또 정 회장이 2월16일 기자회견에서 “대북송금이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배경과 정상회담 이후 산은이 회사채신속인수제도 등을 통해 현대에 2조3000억원가량을 지원한 것이 대북송금에 대한 반대급부 성격의 특혜가 아니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이날 이근영(李瑾榮·구속)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다시 불러 이 전 수석과 대질조사를 통해 2000년 6월3일 롯데호텔 비공식 조찬간담회와 이후 전화통화에서 대출외압이 이뤄진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대출금이 북 송금 자금으로 사용될 것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하지만 이 전 수석은 “대출은 현대의 유동성 위기를 고려한 정책 판단이었고 대출금이 대북송금으로 사용될 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전 수석에 대해 30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편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이날 정 회장 등에 대한 출금해제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 특검팀 관계자는 “소환에 영향을 미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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