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율 11개월만에 최저 ▼
▽수출 감소 심상찮다=화물연대 파업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국내 경기침체 등으로 5월 수출 및 수입증가율이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5월중 수출(통관 기준)은 작년 5월에 비해 4.4% 늘어난 147억9400만달러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그동안 증가율이 40%를 넘던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증가율이 19.4%로 떨어졌다.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늘어난 135억2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올 들어 처음으로 흑자(12억6700만달러)를 나타냈지만 이는 수출 증가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으로 경기회복에는 오히려 좋지 않은 신호다.
▼기업인들 "경기 더 나빠질 것" ▼
▽기업인들 경기전망 비관〓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129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4분기(7∼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9로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前)분기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낙관하는 기업이 많은 반면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BSI는 작년 4·4분기(10∼12월) 111로 나타난 이후 연속해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2·4분기(4∼6월)에는 BSI가 97로 기준치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이번에 다시 하락세로 반전됐다.
대한상의는 “이라크전쟁의 조기(早期) 종결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 노사관계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으로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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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성장목표 사실상 포기 ▼
▽경제성장률 대폭 하향조정=한국은행은 그동안의 변화된 경제상황을 고려해 이달 말 경제전망치를 한 차례 더 수정하기로 했다.
4월에 이미 경제성장률 4.1%, 소비자물가 상승률 3.9%, 경상수지 10억달러 적자 등으로 전망치를 낮췄지만 4월 산업활동 동향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4분기는 1·4분기보다 경제상황이 훨씬 나빠졌으며 민간소비 및 기업설비투자 위축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4월에 제시했던 4%대 성장이 어렵게 됐지만 연간 성장률이 2%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제성장률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오고 있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KDI 조동철(曺東徹) 거시경제팀장은 “세계경기 회복 지연 등 경제적인 요인과 함께 사회불안 등 경제 외적인 요인이 겹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BN암로는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2.0%로, 메릴린치증권은 3.5%에서 3.3%로 이미 낮춘 바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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