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조영조/집에서도 경제교육을

  • 입력 2003년 6월 2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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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조
최근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개인신용회복(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들의 평균나이는 32세, 평균 3500만원의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연합회에서 집계한 개인 신용불량자는 300만명으로, 이 중 약 60%인 176만여명이 신용 구매,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으로 진 신용카드 빚을 갚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연체자의 절반이 20∼30대이고, 20대 신용불량자가 증가추세라는 점이다.

신용불량자의 폭증은 개인 파산을 넘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카드빚 신용 불량은 절대적 빈곤으로 고통받던 과거와 달리 대부분 자신의 소득보다 많은 액수를 빌려 앞당겨 소비한 무절제한 생활패턴의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상위 계층의 소비행태를 흉내 내는 ‘모방소비’가 가정경제 파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가정과 학교에서 경제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교에서 교사들은 학과 과목에 경제 금융 교육을 접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가정에서 용돈을 줄 경우 돈을 어떻게 쓰고 관리해야하는지, 신용이 무엇인지 등 올바른 경제활동 습관에 눈뜨게 해줄 필요가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부친은 어린 그린스펀이 경제에 관심을 갖도록 주식과 금융에 대해 조기교육을 했다고 한다.

얼마 전 저축추진중앙위원회에서 ‘자녀경제교육 10계명’을 발표한 적이 있다. 용돈은 정기적으로 주되 기입장을 만들게 해 규모 있게 쓰고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다. 자녀에게 주는 ‘돈’은 농사의 ‘거름’에 비유된다. 거름은 농사에 꼭 필요하지만 적정수준을 넘어서면 푸성귀가 많아지고 웃자라 병충해가 심해 썩게 된다. 지나친 용돈도 자식농사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일상 속에서 아빠의 월급은 얼마이며, 그 중 생활비와 교육비로 얼마를 쓰고, 저축은 얼마를 하는지 아이들에게 솔직히 말해주자. 아이들이 무리한 것을 원하면 그것을 사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그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도 설명해주자.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 속에서 올바른 경제교육을 통해 미래 경제기반을 튼튼하게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조용조 전남농협지역본부 농업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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