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6.7%였던 1998년에도 순수하게 경기부양을 위해 쓴 추경예산이 3조3000억원이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4조1775억원은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추경만으로 성장목표 달성에는 한계=규모뿐 아니라 내용도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경기부양 효과가 가장 확실한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전체 추경예산의 36.8%를 배정했다. 또 연내에 집행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만 추경 대상으로 선정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경제성장률이 올해 하반기(7∼12월)에 0.25%포인트, 내년 상반기(1∼6월)에 0.25%포인트 등 전체적으로 0.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도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인 4%대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률이 3% 중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성장률을 2%대로 내다보는 연구기관도 적지 않다.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은 “추경만으로 성장률 목표를 맞추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강력한 경기 진작 의지가 시장에 전달돼 민간 투자와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추경사업=도로와 철도 건설사업에 8500억원이 투입된다. 이에 따라 경기 가평군과 포천군의 신팔∼일동 국도건설 공기(工期)가 내년에서 올해로 앞당겨지는 것을 비롯해 5개 국도와 2개 철도의 건설기간이 3∼6개월 단축된다.
청년실업 해소와 관련해서는 △초중등학교 전산보조원 채용(2329명) △종업원 300명 이하 중소기업 인턴사원 고용 지원(4100명) △복지시설 등 일자리 창출(8300명) △한국 고전 원문 등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1140명) 등에 962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박 장관은 “이는 4월 현재 7.2%인 청년실업률을 0.7%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의 교육비와 의료비에 대한 국가 지원도 증가한다. 중고교생 자녀의 학자금을 지원받는 대상은 16만4000명에서 22만7000명으로, 만 5세 아동 무상교육 수혜대상은 3만1000명에서 4만5000명으로 많아진다.
영아 전담 보육시설은 200개에서 400개, 장애아 전담 보육시설은 18개에서 38개, 민간시설 영아반은 4243개에서 9553개 등으로 늘어난다.
이 밖에 초중등학교의 펜티엄Ⅰ급 이하 노후 컴퓨터 10만2000대가 올해 안에 펜티엄4급으로 바뀐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추가경정예산 정부안 주요 내용 | ||
구분 | 추경예산(억원) | 세부내용(억원) |
사회간접자본 등 건설 투자 | 15,374 | 부산신항(850) 광양항(602) 인천신공항(327) 도로(6,600) 철도(1,900) 항만·어항(848) 도로교통안전시설(3,227) 광역상수도 등(1,020) |
서민·중산층 지원 | 6,585 | 저소득층 중고교생 학자금 지원(199) 저소득층 만5세 아동 무상교육(80) 영아·장애아 보육시설 지원(123) 지역건강보험 지원(1,500) 국가유공자 민간병원 위탁진료(529) 노인요양시설 및 치매요양병원(191) 초중교 전산보조원 채용(141) 청년 인턴채용 지원(100) 사회적 일자리 창출 지원(299) 지식정보산업자원관리사업(200) 기타 청년실업대책(222) 지하철 내장재 교체(1,000) 수도권 국철 소방 설비 개량(500) 국민임대주택 건설(1,000) 주거환경개선사업(500) |
수출·중소기업 지원 | 5,901 | 초중교 노후PC 교체(245) 교통안전시설(2,056) 국가중요정보시스템 원격지 백업시스템 구축(250) 신용보증기관 출연(2,000) 재래시장 활성화(290) 수출 지원(1,060) |
농가·농업 대책 | 3,587 | 논농업직불제(757) 한-칠레 FTA 관련 과수농가 지원(400) 농업생산기반시설 투자(2,700) |
지역경제 활성화 | 9,364 | 지방교부금(7,508) 지방 국립대학 시설 확충(520) 산업기술인력 양성 등(336) 기업의 지방 이전 촉진(1,000) |
기타 | 694 | 이라크 전후 복구(600) 전염병 관리(94) |
자료:기획예산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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