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조사기관 보고서 "불황일수록 광고 많이 하라"

  • 입력 2003년 6월 6일 18시 13분


불황이라고 느끼면 기업들은 대부분 광고부터 줄이려 한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과연 합리적일까?

시장조사기관인 카너 퍼블리싱(Cahner Publishing)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불황기에 공격적으로 광고를 집행한 기업은 보수적으로 운영한 기업에 비해 시장점유율 상승폭이 평균 8배에 달했다. 불황기에 광고 예산을 줄인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섰을 때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 다른 연구기관인 맥그루-힐이 미국 내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불황이었던 1981, 82년에 공격적으로 광고를 집행한 기업은 85년까지 판매증가율이 275%에 이른 반면 광고 예산을 줄였던 기업의 판매는 평균 19% 증가했다.

대홍기획 마케팅컨설팅본부 박진호 부장은 “불황기에는 광고 미디어에 대한 비용이 싸지고 경쟁 광고가 줄어들어 공격적인 광고 전략을 세운 기업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석이 미국에선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일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미국 광고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광고 관련 전문지인 캠페인 5월호에 따르면 올해 1·4분기(1∼3월) 미국 광고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광고전은 첨단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HP는 지금까지 광고 예산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4억달러를 올해 광고 관련 예산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컴팩과 합병 이후 ‘불황에도 끄떡없이 마케팅에 투자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이커인 인텔도 센트리노 칩을 공개하면서 개발 비용보다 더 많은 3억달러를 올해 광고비로 책정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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