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는 4월 호프와 맥아 외에 국산 쌀 3.56g(500ml기준)을 첨가한 신제품 맥주 ‘OB’를 선보였다.
발효기간을 줄이고 발효도를 높여 맛을 좋게 했으며 쌀을 이용해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을 부드럽게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OB는 지난달 ‘2003년 호주 국제맥주대회(AIBA)’ 국제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았다.
하이트맥주는 OB의 공세에 대해 ‘100% 보리로 만든 맥주가 진짜 맥주’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선보인 ‘하이트 프라임’은 그동안 옥수수나 쌀을 첨가했던 기존 맥주와 달리 오직 보리로만 만들어졌다.
하이트맥주는 “맥주 선진국인 독일은 1516년 제정된 맥주순수령(맥주는 보리와 호프, 물로 만들어야 한다는 법령)에 따라 지금도 100% 보리 맥주만 만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이트 프라임은 기존 맥주 공정 중 옥수수가루를 끓이는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맥즙을 만들어 거품이 미세하고 맛이 우수한 것이 특징. 유전자조작 옥수수에 대한 우려가 없어 유럽 및 일본에서도 인기라는 것이 하이트맥주의 주장이다.
현재 대부분 맥주들은 보리 이외에 다른 곡물을 첨가하고 있다.
OB라거와 카스, 기존 하이트 등은 30% 이상 옥수수 전분을 쓰고 있다.
쌀 첨가 맥주도 처음은 아니다. 87∼88년 하이트맥주가 판매한 슈퍼드라이맥주는 소량의 쌀 성분이 들어가 있었고 현재 국내 판매 중인 미국 버드와이저는 30% 이상의 쌀 전분을 사용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이번 ‘쌀·보리 논쟁’이 1993년 ‘천연암반수 수질(水質) 논쟁’처럼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이번 논쟁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신상품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며 “논쟁이 뜨거워질수록 소비자들은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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