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서정호사장 "기능성제품 개발…4년내 화의졸업"

  • 입력 2003년 6월 9일 18시 09분


“현재 2300억원인 부채를 2007년까지 800억원으로 줄이겠다. 그러면 연간 이자비용은 지금의 절반 수준인 50억원으로 줄고 화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29일 삼양식품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서정호(徐正昊·60·사진)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양식품의 채무 현황을 설명하며 이처럼 말했다.

삼양식품은 라면 업계의 강자였으나 1989년 ‘우지(牛脂) 파동’으로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결국 1998년 1월 화의를 신청했다.

서 사장은 “12개 채권금융기관이 원금 상환을 내년 이후로 미루고, 보증채무 400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다”며 “화의기업인 삼양식품에 계속 경영권을 넘겨준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경우로 채권단이 삼양식품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장터와 기타 부동산을 매각해 올해 150억원의 부채를 추가로 갚을 예정”이라며 “우선 라면 시장의 옛 영화를 되찾은 뒤 고급 기능성 제품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사장은 1971년 삼양식품에 입사해 관리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쳤다. 창업주 전중윤(全仲潤) 회장의 맏사위이기도 한 그는 우지 파동 이후 8년여에 걸쳐 법정투쟁을 벌여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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