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침체로 갖은 고생을 다하는 모습은 일본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다. 청년실업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이미 상식이 되어버렸다. 취업전선에 뛰어든 학사, 석사 졸업자들은 더 이상 그들의 학벌을 기억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유학생과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같은 시대를 함께 고민하고 헤쳐가야 한다는 동반자적 공감대를 갖게 만든다. 과거 한일 양국의 골 깊은 반감보다 이런 유대감이 더 강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작년 6월에 열렸던 한일 월드컵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우호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얼마 전 TV에서 도쿄 신주쿠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 기간에 아시아인이 하나둘 연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아팠던 적이 있다. 오랜 경기 침체로 자기 나라 국민도 살기 어려운 이곳 일본에서 과연 한국 젊은이들이 제대로 배우고 살아갈 수 있는 묘책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해온 한 선배는 “자신의 현실을 정확히 보라”고 조언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환상을 갖지 말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만을 향해 실력을 쌓으라는 말이었다. 모쪼록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타지에서 고생하는 유학생들이 좀 더 힘차게 자신의 삶을 꾸려가길 바란다.
유경숙 유학생·일본 도쿄 거주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