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기업의 생산현장으로 가지 못하고 가계 부문의 부동산 투자로 계속 흘러가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지난달 3조3000억원이 증가하여 작년 11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가계대출은 작년 10월 6조1000억원에서 11월 2조1000억원으로 줄어든 뒤 올 1월 ―3000억원까지 줄었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도 5월 중 1조4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지속됐다.
반면 기업의 직접 자금 조달 수단인 회사채 발행 잔액은 4월 ―5000억원에 이어 5월 ―4000억원으로 작년 12월부터 6개월째 감소했다.
기업어음(CP) 발행 잔액도 5조1000억원이 감소해 4월의 ―4조5000억원에 이어 큰 폭의 순상환이 이어졌다.
직접 자금 조달 시장이 막히면서 은행의 기업대출은 3조8000억원이 증가했으나 전월의 7조3000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뚝 떨어졌다.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대출은 4조9000억원이 늘어 올 들어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대기업대출은 1조1000억원이 감소했다.
한은은 경기 부진에 따른 현금 흐름 악화, 금융기관의 신용 차별화 경향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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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돈줄죄기 나서 ▼
지난해부터 부동산담보대출을 늘려온 은행들이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가 높아지자 주택담보대출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하향조정토록 한 정부 가이드라인을 전국으로 확대해 지난주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 아파트 매매가가 전세가 대비 3배가 넘는 시세 급등지역에 대해서는 LTV를 45%선까지 낮췄다.
국민은행은 정부가 지정한 투기과열지구 외에 자체조사를 거쳐 선정한 아파트 가격 급등지역에 대해 LTV를 종전 60%에서 55%로 하향조정했다.
또 투지과열지구에 살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가운데 상환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부가 제시한 LTV 비율 50%보다 5%를 더 낮춰 45%를 적용하고 있다.
조흥은행과 기업은행도 투기과열지구에 나간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대출자의 신용도를 따져 LTV를 45%까지 낮췄다.
우리 하나 신한은행 등은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곳 외에 건설교통부가 추가로 지정키로 한 투기과열지구에 대해서도 LTV 비율을 60%에서 50%로 낮출 계획이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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