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와 소비 부진으로 경기가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달 콜금리 인하와 4조원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효력을 발휘하는 하반기엔 점차 호전될 것”이라며 콜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총재는 “카드채 유통수익률이 하락하고 투신사 수신이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금융시장 불안심리도 점차 진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국내 경기는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이 확대됨에 따라 더 위축되고 있고 5월에도 내수 관련지표가 저조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산업생산이 침체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다만 하반기에 지난달의 콜금리 목표 인하조치와 추경예산의 집행 효과가 가시화되고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 등으로 해외 경제여건도 개선돼 경기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도 5월에는 소폭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5월 물가는 농산물 가격 하락 및 석유류 가격 인하 등으로 전월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됐으며 그동안 과열 기미를 보였던 주택시장도 정부의 강력한 주택가격 안정대책 발표 이후 안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박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53주년 기념사에서 “중앙은행으로서 물가 안정에 주력하되 성장도 함께 고려함으로써 광의의 경제 안정을 도모하는 능동적 자세로 정책을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앞으로 금리정책은 물가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경기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고 고용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