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는 17일 오후 8시경 서울 광교 본점 7층 은행장실을 점거한 데 이어 서울과 경기지역 조합원 2000여명을 본점 주차장에 집결시킨 가운데 조흥은행 매각 반대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은행장실을 점거한 직후 홍석주 행장 등 경영진에 대해 “매각작업의 바람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은행 매각 찬반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모든 임원실을 폐쇄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또 은행 전산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중앙전산센터 소속 조합원들을 제3의 장소로 집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본점에서 전국 분회장과 본점 직원들의 집단 삭발식을 갖고 노조위원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매각협상을 사실상 타결짓고 이르면 20일경 예금보험공사와 신한금융지주가 본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18일 오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회를 열어 예보로부터 조흥은행 매각안에 관한 최종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주당 인수가격을 종전의 6150원보다 약간 많은 6200원으로 하되 사후손실보전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또 예보는 조흥은행의 고용 승계를 서울은행과 같은 방식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운철 금융감독원 은행검사1국 기획팀장은 “18일 중 조흥은행 전산팀 노조원들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전산센터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 놓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개인고객과 거래기업, 다른 은행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조흥은행 전산센터에 6명의 검사역을 파견했다.
금감원은 파업으로 조흥은행의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면 지역별로 점포를 묶어 70여개의 거점 점포를 운영하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임직원들을 투입해 입출금, 대출, 공과금 및 세금 납부, 환전, 송금 수출환 어음 매입 등의 은행업무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금감원은 조흥은행 점포 인근의 다른 은행 점포를 통해 예금을대(代)지급하고 거점 점포에 검사역을 보내 전산망과 현금인출기 등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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