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개선 더 노력해야" 美 기관투자가 지적

  • 입력 2003년 6월 18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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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겉보기엔 좋지만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 기업들은 지배구조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해야 하고 정부는 북한 핵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보스턴에 본부를 둔 기관투자가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의 조지 호겟 신흥시장 총괄 본부장(사진)은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높은데 이것이 주가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에 투자해서 15년 동안 연간 1%의 이익률밖에 얻지 못했다는 것.

SSGA는 미국 주정부의 연기금과 보험, 유럽의 기관 연기금 등 모두 750억달러를 운용하는 투자자. 한국에는 현재 12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호겟 본부장은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거시경제가 좋아졌고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와 수익성을 향상시켰다”면서 “최근 가계대출과 카드사 문제가 있지만 상당부분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와 기업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ROE 향상 △재무구조 건전성 △시장과의 신속한 커뮤니케이션 △기업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 향상 등 4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노사문제에 대해 “노조도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SSGA가 노조의 연기금을 운용하고 근로자의 노후 계획도 짜주기 때문에 노조에 대해 온건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기업 비용이 증가하고 투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결국 근로자에게도 손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외국의 직접투자를 더 많이 유치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면서 “직접 투자는 해외의 자본, 기술, 경영노하우 등이 들어와 일자리를 창출하므로 근로자들에게도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전국경제인연합회와 UBS증권이 개최한 ‘민관(民官) 합동 한국경제 설명회’를 높게 평가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주가를 올리고 싶으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자본이 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찾아가 설명회를 하라”고 조언했다.

호겟 본부장은 SSGA에서 7명의 전문 펀드 매니저들과 함께 동북아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시장 25개국의 투자를 관장하고 있다.

보스턴=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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