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판매 영업사원인 김영태 대리(38)가 각각 2001년도와 2002년도에 올린 판매실적이다.
도대체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비밀은 대우자판이 2002년 1월에 도입한 ‘인센티브 시스템’. 대우자판은 대우자동차의 부도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구조조정 차원에서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7 대 3이었던 기본급과 능력급 비율을 4 대 6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자동차 판매실적이 월 두 대 이하로 떨어지면 월급이 최고 73만원까지 깎이는 대신 3대 판매를 기점으로 판매대수가 늘어날수록 월급이 급등하는 파격적인 임금체계가 실시됐다.
당시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월 평균 판매대수가 ‘0’인 영업사원이 상당수에 이를 정도로 영업효율이 떨어져 있었다. 전체 영업사원 1300여명 중 노조원을 제외한 1100여명이 인센티브제를 선택했다.
김 대리는 인센티브제가 도입된 지난해에 113대를 팔아 연봉 1억3900만원을 거머쥐었다. 연봉 순위는 4위. 올 들어 5월까지 이미 60대를 판매한 김 대리의 올해 연봉 목표는 2억원이다.
인센티브제 도입 이후 지난해 대우자판에서 억대 연봉을 받은 영업사원은 15명. 사장보다 연봉이 많은 직원도 5명이나 된다. 이는 지난해 현대자동차 영업사원 중 억대 연봉자가 4명인 점에 비춰 눈에 띄는 실적이다.
억대 연봉자 15명의 총 판매대수도 2000년 928대, 2001년 964대였으나 2002년에는 1713대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센티브제가 ‘힘’을 발휘하면서 영업사원들의 평균 판매대수와 전체 판매실적도 호전되고 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영업사원 1인당 월 평균 2.4대에 불과했던 판매대수가 지난해 2.9대, 올 들어서 3.2대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인센티브제를 선택한 영업사원의 연봉도 3940만원으로 현대자동차 영업사원 평균연봉(4032만원) 수준에 근접했다.
승용차 시장에서 GM대우의 시장점유율도 2001년 12%, 2002년 14%, 올 들어 1∼5월까지는 17.3%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것이 대우자판의 설명.
그러나 ‘어두운 구석’이 없는 것이 아니다.
실적경쟁이 붙으면서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동료간의 협조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다는 것. 이에 따라 회사는 최근 ‘일할 맛 나는 직장 만들기’를 주제로 해서 외부 컨설팅을 받는 등 직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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