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11개 주요 제조업종의 35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을 29일 발표했다.
산자부는 첨단 업종의 상승세로 제조업 분야가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내수 시장이 불투명한 데다 파업 후유증도 우려돼 뚜렷한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첨단업종, 생산 증가 기대=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하반기 생산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넘을 분야로는 반도체(23.2%), 정보통신(21.2%), 가전(12.8%) 등이 꼽혔다.
정보통신 부문은 무선통신기기 교체와 업그레이드에 따른 수요가 늘면서 생산 내수 수출 등이 모두 상반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증가가 두드러져 올해 수출액은 347억달러로 작년보다 23.2%나 늘어날 전망이다.
가전분야도 디지털 전자제품의 내수가 늘고 중국 및 동남아 시장이 확대돼 하반기 전망은 ‘맑음’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의 상반기 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3%에 그쳤으나 하반기에는 23.2%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하반기 디지털가전 수요와 PC교체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올해 반도체 생산은 28조5450억원으로 작년보다 3.6%, 수출은 185억달러로 1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비(非)메모리 반도체 수입이 급증하면서 반도체 분야 무역수지는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반도체 무역수지 적자는 15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적자액(8억4500만달러)의 2배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 결정과 수출 위축이 겹쳐 하반기에는 적자 규모가 더 커져 연간 적자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철강 시멘트 ‘흐림’=자동차와 철강은 하반기에 침체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상반기 3.8%였던 자동차 생산 증가율은 하반기 0.3% 증가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내수는 상반기 ―8.1%로 심한 침체를 보인 데 이어 하반기에도 ―3.2%로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철강 생산은 상반기 3.3% 성장에서 하반기에는 ―1.7%로 추락할 전망이다. 하반기 내수도 ―1.7%로 떨어질 전망이다.
일반 기계와 시멘트 생산도 상반기보다 증가율이 각각 1%포인트와 7.3%포인트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작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섬유 생산은 하반기에 4.3% 늘고, 조선도 하반기에는 9%의 생산 증가가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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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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