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새내기株＂천장이 어디지＂…업종-테마 따라 차별화 심해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공모주 청약 시장을 들여다보다 한숨을 쉬었다. 투자유망 평가를 받는 새내기 주의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았다.

26일 청약을 마감한 기가텔레콤은 116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일반청약자는 공모가 1300원을 기준으로 750만원을 넣어야 간신히 최소 단위인 10주를 청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중에 떠도는 부동자금과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투자자들의 ‘갈증’이 공모주 청약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 전망과 실적에 따라 자금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경쟁률, 이 정도는 돼야 얼굴 내밀지”=지난주 공모주 청약 신청을 받은 캐드랜드와 엔터기술의 경쟁률은 각각 1010 대 1과 1281 대 1을 나타냈다. 이달 초 청약을 받은 예스컴도 172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보다는 떨어지지만 최근 청약을 마감한 썸텍과 이라이콤도 경쟁률이 700 대 1 안팎까지 올라갔다. 1월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의 경쟁률에 비해 대부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공모주 청약 열기는 1434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웹젠에서 예고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고 코스닥 시장도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등록 이후의 수익률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예스컴과 웹젠은 등록 이후 6일 동안 연속 상한가를 치는 등 투자자들을 만족시켰다.

‘제2의 웹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1일 거래소에 상장되는 유엔젤의 주가도 관심의 대상이다. 벤처기업으로는 최초로 거래소에 직상장되는 유엔젤은 공모 당시에도 811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2조150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던 인기 예상 종목이다.

▽기업 ‘성적표’와 업종별 전망 따져야=그렇다고 새로 등록되는 종목이 모두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청약경쟁률 132 대 1로 상대적인 부진을 보였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씨씨에스는 거래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회사 이름이 생소한 데다 좋은 종목을 선별하기 쉽지 않아 업종별로 주가 차별화가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의 관심이 몰리는 업종과 테마에 편승할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증권이 지난 1년간 새로 등록된 9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과 반도체, 게임 등 디지털콘텐츠는 뜨는 반면 유통이나 건설, 금속, 출판매체 등은 등록 이후 수익률이 지지부진했다.

앞으로 공모주 청약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모두 22개사.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7월 2, 3일로 예정된 거원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iAUDIO라는 MP3 플레이어를 만드는 중견 벤처기업. 95년에 설립돼 작년 매출액 168억원에 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연간 두 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