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를 괴롭혔던 ‘삼중고(三重苦)’=국내 항공사들은 올 들어 이라크전쟁 발발에 따른 고(高)유가 여파에 중국에서 사스까지 발생하면서 국제선에서 최고의 수익노선으로 꼽히는 중국 노선 운항 편수를 대폭 줄이는 등 ‘노선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했다.
여기에 올 들어 본격화된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국제선 탑승률이 예년에 비해 2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월, 2월에 각각 72%, 76%이던 탑승률이 3월 62%, 4월 53%, 5월 56% 등으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흑자를 나타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1·4분기(1∼3월)에 각각 1800억원, 595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2·4분기(4∼6월)에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항공사들, 사스 충격에서 벗어나다=최근 중국에서 사스 기세가 한풀 꺾이고 항공업계에서 최대의 성수기로 꼽히는 7, 8월이 다가오자 항공사들은 운항 재개와 증편으로 손실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사스 여파로 중단됐던 중국 10개 노선 중 8개 노선의 운항을 7월 중에 재개하는 한편 인천∼방콕 등 4개 노선에 대해서도 증편을 결정했다. 휴가철 승객이 많이 몰리는 인천∼괌 노선 등 5개 노선에는 대규모 특별기를 투입할 예정.
아시아나항공도 사스로 중단됐던 중국 8개 노선 중에서 일단 4개 노선에 대해 7월 중에 운항을 재개한다. 이와 함께 인천∼베이징 등 4개 중국 노선은 운항 편수를 사스 발발 이전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항공사, 비상(飛翔)할 수 있을까=6월 들어 두 항공사의 국제선 탑승률은 어느 정도 정상을 되찾았다. 그러나 상당수 노선이 감편되거나 운항을 중단하는 등 ‘좌석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의 탑승률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정상화됐다”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
따라서 항공업계는 운항 재개나 증편 등을 통해 좌석 공급을 예년 수준으로 늘린 7월의 탑승률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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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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