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은 6일 내놓은 ‘2003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주택 투자수익성이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는데다 부동산경기 순환 상황과 정부의 ‘5·23주택안정 대책’의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시장은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연구원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이 2∼3%에 머물고 △가계대출이 5% 정도로 줄고 △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하반기에 매매가는 0.6%, 전세금은 2.5%가 각각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아파트는 매매가와 전세금이 각각 0.9%와 3.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땅값은 가격변동이 거의 없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경환(孫炅煥)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가계의 소득이 줄어든 데다 2002년에 급증한 주택공급을 감안할 때 전세금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분석됐다”며 “전세금 하락세가 오래 지속되면 주택가격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금리가 현재보다 더 인하되거나 시중유동성을 흡수하는 대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되지 않으면 부동산가격이 언제든지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아파트 매매가가 폭락해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버블(거품) 붕괴론’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주택 담보비율이 평균 40%로 높지 않은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조치로 주택담보 대출한도가 줄어들고 있어 ‘부동산가격 하락→담보 부족→급매물 증가→ 부동산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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