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저점인 3월 17일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종합지수가 675선에 닿으면 보유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이 같은 배경에서 9, 10일 상황을 개인의 본격적인 매수 재개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경험상 지수 700선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공세를 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1998∼99년 대세상승장(98년 6월∼99년 12월)과 2001년 대세상승장(2001년 9월∼2002년 4월)에서 개인투자자가 장세를 주도한 지수대는 각각 900선과 850선 이상이었다.
98년 상승장에서 550∼600선(6147억원 순매수)을 제외하고 순매도로 일관한 개인투자자들은 900선 이상에서 2조13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001년 상승장에서는 1조3266억원의 순매수로 주도권을 장악한 것은 850선부터였다.
요컨대 지금까지의 대세상승장에서 장세 주도권은 △700선 이하 외국인투자자 △700∼900선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 △900선 이상에서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이번 상승장에서는 이례적인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600선 이하에서 지수를 끌어올린 주체가 외국인투자자가 아니라 개인투자자였다는 사실이다. 과거와 달리 개인투자자들도 지수대를 가리지 않고 증시 주변상황을 활용해 치고 빠지는 기교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입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의 선호주는 중소형주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지수를 현재의 700선에서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600선 이하에서 사들인 주식을 팔아 짭짤한 차익을 챙기고 뒷짐을 지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역할은 외국인투자자들이 해야 한다는 얘기.
한편 기관의 매수 가담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분석됐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5월말 현재 주식형펀드와 혼합형펀드의 주식편입 비중은 33.4%. ‘바이 코리아’ 열풍이 불었던 2000년 3월 말 이후 가장 높다. 주가 상승에 따라 환매 요구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새로 펀드로 들어오는 돈은 적어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살 돈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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