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한국에서 연속해서 적자가 발생했는데도 장기적으로는 승산이 있다며 버티는 회사.”
세계 최대의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이처럼 ‘이상한’ 회사다. 이삼휘 한국네슬레 사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 세미나에서 ‘글로벌 기업, 네슬레의 신뢰경영’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원칙을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그 같은 ‘용기’의 사례로 한국네슬레의 광고를 들었다. 네슬레는 사규로 폭력 및 섹스를 광고에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슬레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였지만 다소 폭력성이 있는 프로그램 전후에는 제품광고를 내지 않았다는 것.
한국네슬레는 또 본사 방침에 따라 일반인에게 신생아용 조제분유를 광고하지도 않고, 조제분유 담당 직원들에게는 판매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지급하지 않는다.
이 사장은 “이런 원칙은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때로는 답답할 때도 있다”며 “유혹을 이기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네슬레 사장을 맡기 전까지 미국네슬레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던 그는 “‘편리’를 우선시하는 한국의 관행 때문에 속상할 때가 많아 몸이 아프기도 했다”며 “단기적인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국에서도 윤리경영이 제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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