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고문은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과학기술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세계화와 한국경제’라는 주제의 특강을 하기로 하고 과기부에 먼저 강의자료를 보냈다.
자료는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 기업멸시 풍조와 반(反)기업 정서, 지나친 평등의식과 부(富)에 대한 질투, 반세계화 운동, 법치주의의 실종과 공권력 무력화 등이 2만달러 시대 진입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라고 지적했다. 자료는 또 “사회복지제도의 지나친 확충과 노조 편향적인 정책, 그리고 사회단체들의 지나친 정부정책 개입허용 등 정부의 ‘포퓰리즘’으로 인해 한국이 남미형 국가처럼 쇠퇴할 수 있다”는 쓴소리를 담고 있다.
그러나 손 고문은 28일 실제로 특강을 할 때는 이 같은 내용을 생략하고 한국경제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이른바 ‘N자형 성장’을 이루려면 금융 허브, 물류 중심지를 구축하고 기술중심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에 대한 재계의 유화제스처가 아닌가 하는 해석도 있다.
반면 한 전경련 관계자는 “손님으로 초청돼 가서 굳이 얼굴 붉힐 일 있겠느냐”며 “할 말은 자료로 했으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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