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경기 침체기에 투자를 늘렸던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경기에 연구개발(R&D)과 신규설비 도입 등 투자를 늘린 기업일수록 경기 회복기에 매출과 순익이 늘어나 주가 상승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0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실제로 경기 침체기에 투자를 늘렸던 기업의 주가는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균제 팩티브 등 신약 개발로 주가가 오르고 있는 LG생명과학을 비롯해 삼성SDI 한국타이어 대우종합기계 등이 대표적인 기업. 이들 업체는 불황기의 R&D 투자가 신제품 등 유형자산으로 결실을 보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LG생명과학은 국내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은 팩티브에 이어 감마 인터페론, B형간염 백신, 인간성장호르몬 등 주요 독자개발 의약품의 마케팅이 본궤도에 올라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양증권은 최근 6개월 목표주가를 5만2840∼6만120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본격화한 신규사업 투자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2차전지 유기EL 등 신규사업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PDP와 2차전지 분야에 투자된 금액은 4629억원. 올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에 비해 각각 7.1%, 1.2% 줄었지만 상반기 PDP와 2차전지 등 신규사업 매출은 341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6% 늘었다. 2차전지 사업은 지난해 5월, PDP와 유기EL도 올 들어 손익분기점을 각각 넘어서 신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2001년에 이어 2002년에도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거래소 기업 중에서 가장 높았다. 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중국 자회사의 성공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 코스닥시장에서는 안철수연구소 핸디소프트 아이디스 디지아이 경동제약 태산엘시디 등이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높은 기업으로 나타났다.
김우재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R&D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의 주가는 경기 회복기에 강세를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투자 노력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