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대우종합기계의 경영실적은 거침이 없어 보인다. 올 상반기 순이익이 1019억원으로 이미 작년 한 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상반기 매출액은 1조957억원, 수출은 4954억원으로 연초에 잡은 계획보다 모두 30%가량 초과 달성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굴삭기, 지게차, 공작기계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부동의 1위다.
부채비율은 꾸준한 차입금 상환으로 6월 말 현재 181%로 낮아졌다. 99년 2000억원가량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지금은 그 같은 불명예에서 벗어났다. 작년 말 2000원대에 그쳤던 주가도 29일 현재 5770원으로 액면가(5000원)를 훨씬 웃돈다.
하지만 양 사장은 무엇보다도‘은행돈을 원하는 조건으로 원하는 만큼 빌릴 수 있게 된 것’에 상당한 의미를 뒀다.
“지난해 투자적격업체로 격상된 이후 돈 빌려주겠다는 금융기관이 줄을 서고 있다. HSBC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크레디트라인(대출한도)을 열어줄 테니 돈 갖다 쓰라고 한다. 평균 대출금리도 10%에서 5%대로 떨어졌다.”
대우종합기계의 이 같은 초고속 성장가도는 양 사장의 현장경영과 현금 및 이익 중심 경영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일궈낸 성과라는 지적.
66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직후 한국기계공업(대우중공업의 전신)에 입사해 줄곧 기계 중공업 자동차 등 제조업체에서만 근무한 그는 현장경영의 신봉자로 꼽힌다.
99년 말 취임해서 매년 3분의 2 정도를 현장에서 보내고, 두 달에 한번씩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장경영설명회를 가진다. 여기서 쌓은 신뢰가 바탕이 돼 대우종합기계는 4년간 단 한번의 노사분규 없이 노사협상을 타결지었다.
“국내에선 물건 팔고 5일이면 현금이 회사 금고로 들어온다”고 말하는 양 사장은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이 회사 정상화의 기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제부턴 건설중장비 공작기계부문에서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2005년에 그 목표가 현실이 될 것이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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