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출선적 중단…노조파업 장기화로 재고물량 바닥

  • 입력 2003년 7월 31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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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현대자동차의 수출용 차량 선적 실적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30일 자동차 전용운반선 2척이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에서 아반떼 싼타페 그랜저XG 등 1000대를 싣고 미국과 중동으로 출발한 것을 끝으로 수출용 차량 선적이 전면 중단됐다.

이는 한 달 넘게 계속된 현대차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수출용 차량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 현재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에는 3500여대의 차량이 남아 있다. 그러나 수출 국가별로 자동차 사양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동차 운반선 한 대 물량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공장조업이 정상화돼 추가 생산이 이뤄지기 전에는 ‘선적대수 0’ 기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울산항 외항에는 현재 자동차를 선적하기 위한 전용선이 몇 주째 대기 중이다.

현대차의 올해 수출 목표는 120만1000대.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급증한 62만7728대를 수출해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을 보완해주는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런데 6월 20일부터 노조의 잔업 및 특근 거부와 부분 및 전면 파업이 이어지면서 매달 8만∼9만대 수준이던 수출차량 선적 실적은 7월에는 3만1000대로 급락했다. 이 실적은 당초 목표의 45% 수준.

아직까지는 현지 딜러들의 재고 물량이 남아 있고 현재 자동차 운반선을 통해 운반중인 차량들이 있기 때문에 현지 판매 중단사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시장에서 싼타페와 뉴그랜저XG, 유럽시장에서 클릭 등 인기 차량은 재고가 사실상 바닥난 상황이어서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또 올 들어 EF쏘나타를 제치고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차량’으로 급부상한 뉴아반떼XD는 유럽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예정된 4, 5일 교섭에서 협상이 급진전돼 공장이 정상화돼도 수출용 선적은 바로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점.

수출용 자동차는 국가마다 다른 사양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운반선에 실을 만큼의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사흘은 걸린다. 따라서 선적 중단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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