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통계 중의 하나가 주택경기다. 우선 2001년 이후 힘을 쓰지 못하는 미국 경제를 이끌어온 두 마리의 말이 소비지출과 주택경기였기 때문이다. 또 증시의 ‘거품붕괴’에 이어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2년째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7월의 주택건설 시장은 더 주의를 끌었다. 최근 미국 경기가 되살아나는 양상이 여러 가지 나타나면서 시장 실세금리가 올랐고 이것은 모기지(주택저당증권) 금리를 끌어올려 주택시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쉽게 전망됐기 때문.
19일 발표된 7월의 신규주택 착공 건수 통계를 보면 주택경기는 월가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강세였다. 한달 실적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187만채로 전월의 185만채에 비해 1.5% 증가했다. 최근 로이터의 여론조사에 나타난 예상치 179만채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증가율도 1986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
문제는 이런 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는 점이다. 장래 주택경기를 예고하는 지표인 주택건축허가를 보면 7월 연간환산치는 178만 채로 6월의 182만채에 비해 2.4% 하락했다. 로이터 조사로는 전문가들은 180만채 정도로 예상했다.
또 금리가 오르면(30년 상환 주택융자 금리는 지난주 6.25%로 두 달 전에 비해 1%포인트 올랐다) 주택 수요는 줄어든다. 경제가 성장해 소득이 높아지면 주택 수요는 늘어난다. 미국 모기지뱅커협회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더글러스 덩컨은 “둘을 합하면 금리상승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면서 주택경기가 서서히 가라앉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가구소득의 증가속도는 더딘데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은 빨리 나타난다는 것이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기술주의 경우와 같은 부동산거품 붕괴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하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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