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어떻게 운용되나]<4>새로운 투자 자산에 미래건다

  • 입력 2003년 8월 27일 17시 25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에는 직접 돈을 굴리는 팀장이 5명이다. 이 가운데 온기선 투자전략팀장은 27일 현재 투자금액이 555억원으로 ‘꼴찌’다.

그러나 온 팀장은 연금 자산을 증식할 새로운 투자 대상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이른바 ‘대체(代替)투자’의 책임자인 것이다.

▽대체투자와 국민연금=대체투자란 주식 채권 예금 등 전통적 금융상품이 아닌 새로운 대상에 투자하는 것. 공개시장을 통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협상을 통해 유가증권 또는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투자 대상은 사회간접자본(SOC), 부동산, 벤처기업, 기업구조조정(CRC), 사모투자펀드 등으로 자본시장과 상관관계가 작고 절대수익률을 추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민연금은 2002년부터 9개 벤처 창업투자회사의 투자조합에 455억원을 넣으면서 대체투자를 시작했다. 올 연말까지 이 부분에 1355억원이 더 투자될 예정.

부실기업을 사들여 좋은 회사로 만든 뒤 되파는 CRC에도 연말까지 1000억원이 투자된다. CRC는 벤처투자보다 수익성은 낮지만 안정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REITs)에도 1000억원이 투자된다. 국민연금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리츠 회사의 주주가 되는 간접투자 방식이어서 부동산 투기와는 다르다.

리츠 회사가 사무용 건물 등을 산 뒤 건물 입주자에게서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받으면 이를 배당금으로 받는 형식이다.

온 팀장은 “모든 투자는 간접투자이며 투자 대상별로 국내에서 운용 능력이 입증된 우수 운용사를 선별해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는 2001년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SOC투자회사가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산 적이 있지만 융자나 지분 매입 등을 이용한 SOC 직접 투자는 아직 한 적이 없다.

▽외국의 사례와 과제=대체투자는 미국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널리 사용하는 방식.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기금(CalPERS)은 2002년 말 현재 자산의 8.8%를 부동산에, 5.0%를 기타 대체투자 수단에 투자했다.

뉴욕 주 사학연금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6.6%를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 수단에 넣었다. 예일대는 학교 기금의 20%를 사모투자펀드에, 20%를 헤지펀드에 넣어 운용한다고 알려졌다.

한국에는 만기가 긴 국채 등 장기투자 대상이 부족하고 채권 금리가 장기적으로 내림세여서 대체투자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SOC투자의 경우 투자 기간이 20∼30년. 기금운용본부는 대체투자의 수익률이 연 8∼15%가량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 기간이 길고 수익성이 높은 만큼 위험도 크다. 홍성기 리스크관리팀장은 “대체 투자의 위험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온 팀장은 “내부 전문인력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투자와 대체투자 비교
구분전통적인 투자자산대체투자
목표수익률벤치마크 대비 상대수익률 추구절대수익률 추구
수익률 특징자본시장과 상관관계 높음자본시장과 상관관계 낮음
주요 위험요소시장위험 신용위험유동성위험 평가위험 매니저위험
성과요인자산배분 시장상승자산선택 운용사 선택

국민연금 대체투자 세부 상품별 투자계획 (단위:억원)
구분투자대상투자실적2003년 계획2004년 계획
사회간접자본(SOC)SOC 투융자-2,0004,000
부동산부동산 간접투자-1,0002,000
사모투자벤처기업
기업구조조정회사
기타 사모투자
455
-
-
2,000
1,000
1,000
1,000
1,500
1,500
4557,00010,000
주:2003, 2004년 계획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자료: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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