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추가상승 체크포인트]'800고지 돌파' 아직 멀었다?

  • 입력 2003년 8월 27일 17시 25분


‘가능성이 보이면 (시장에) 들어간다. 그러니 보여 달라.’

최근 며칠 다소 상승세가 주춤하던 종합주가지수가 27일 전날보다 5.98포인트 오른 758.98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760선까지 뚫었던 움직임은 최근 높아진 투자자의 ‘확인’에 대한 갈증과 해소 과정을 일부 보여줬다.

26일 발표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좋아졌고 이에 따라 미국증시가 막판 오름세를 보인 데 영향을 받은 것. 특히 개인들이 증권주를 40억원 순매수하는 등 금융주 위주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뛰어넘기 위한 몇 가지 전제조건을 체크포인트로 들고 있다. 이를 확인해 ‘일단 안심’이라는 판단이 서야 투자자들이 증시에 손을 내민다는 설명이다.

▽확인해야 할 경제지표=우선 다음주까지 발표 예정일이 몰려 있는 국내외 주요 지표를 빼놓을 수 없다.

26일 발표된 미국의 7월 내구재 신규주문은 변동성이 큰 운송장비 분야를 제외하면 전월보다 1.7% 상승했다. 콘퍼런스보드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월가(街)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신규 실업수당신청자 수(29일 발표)와 실업률(9월 5일) 등 고용관련 지표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실업수당신청자 수는 지난달과 비슷한 40만명 이하 수준이 될 전망. 관건은 실업률도 실제 낮아질지 여부다.

국내에서는 7월 산업활동동향(28일)과 8월 소비자물가동향(29일) 등이 발표된다. 경제지표는 아니지만 27일 베이징 6자회담 결과도 당연히 주목 대상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경제지표 상당수가 경기에 후행하고 주가에도 선반영돼 있기 때문에 수치(數値)가 아닌 시장의 예상치보다 얼마나 더 좋아졌느냐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이 기다리는 또 다른 신호들=경제지표 외에 따져볼 요소는 금리가 전고점(前高點)을 뚫어낼지 여부. 채권금리가 높아지면(채권값 하락)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일단 호재로 작용한다.

세계 정보기술(IT)경기의 회복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나 주요 IT기업의 실적 및 예상치 등이 살펴볼 대상. 수치는 좋아지고 있지만 최근 인텔 경영진의 부정적인 전망 발언으로 효과가 일부 희석된 상태다.

상대적으로 쉽게 판단해 볼 수 있는 신호로는 증시의 자금흐름 변화가 있다.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과 예탁금,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이 증가 추세를 이어가면 800선 돌파를 기대할 수 있다고 증시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고용시장과 내수 회복 등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하지만 아직은 눈에 띄는 개선 움직임이 없다”며 “당분간 종합주가지수가 760선대에 머물면서 중소형주와 증권주에 관심이 모아지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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