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방식 한국적용땐 종합주가 수익률보다 25%P 높아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16분


전설적인 미국의 가치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이 한국 증시에 투자한다면 어떤 포트폴리오를 짰을까?

워런 버핏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한 그레이엄의 가치투자 방식은 투자의 교과서로 통한다. 단기간의 ‘대박’ 심리가 우세한 증시에서 인내심을 요구하는 그의 장기 투자방식을 실천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동양종금증권은 2일 ‘가치주 선정기준의 검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그레이엄이 제안한 10가지 가치주 선정기준을 한국 증시에 적용한 결과를 내놨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그레이엄의 10대 종목선별 기준을 국내 증시에 적용해 만든 45개의 포트폴리오는 종합주가지수 수익률보다 평균 25%포인트 더 높았다. 이 가운데 5개의 수익률은 37%포인트가량 웃돌았다.

그레이엄의 종목 선정 기준은 크게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수익성’과 부실기업을 골라내기 위한 ‘위험’의 두 측면으로 5개씩 나뉘어진다. 양쪽에서 하나씩의 기준을 뽑아내 조합했을 때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포트폴리오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적자횟수를 적용한 경우였다.

또 주가수익비율(PER)과 PBR, 적자횟수 등 3개 이상의 기준을 맞춘 포트폴리오 4개는 평균 43%의 수익률을 보였다.

동양종금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한국은 증시 구조 등이 미국과 달라 그레이엄의 기준 수치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이를 조금 변형해 보니 가치 투자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효성 동양제철화학 삼양사 아세아시멘트 등은 그레이엄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대표적인 종목. 이들은 △현재의 PER가 과거 5년간 평균 PER의 40% 이하 △주가가 회사 주당 순자산의 0.35 이하 △과거 10년 동안 8번 이상 흑자를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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