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유행 정보’ 팔아요”…美 새직종 '트렌드워처'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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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이르마 잔디의 하루는 오전 5시반 뮤직 케이블채널 MTV를 시청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5개 일간지를 읽고 그날 흐름을 파악한다.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화제가 될 만한 콘서트, 파티, 자동차 전시회 등에는 빠짐없이 참석한다. 여기서 만나는 이들의 새로운 관심사와 유행을 파악하는 일이 바로 그의 직업이다.

‘트렌드 워처(Trend Watcher).’ 잔디씨처럼 유행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전문 직업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타임 최신호(8일자)는 유행을 창출해 대중 소비문화의 흐름을 바꿔놓는 일명 ‘알파 소비자(alpha consumer)’들의 움직임을 분석해 기업들에 정보를 제공하는 트렌드 워처의 세계를 소개했다.

1986년부터 트렌드 워처로 활동하고 있는 잔디씨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잔디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가 하는 일은 미 전역 3000여명의 통신원들이 보내오는 유행의 성향을 분석하는 일. 잔디그룹은 8세부터 24세까지 다양한 계층 및 인종들로 구성된 통신원들이 보내온 갖가지 설문응답과 정보를 토대로 유행정보 격월간지 ‘핫 시트(Hot She-et)’를 펴낸다.

시장 흐름에 민감한 코카콜라, 디즈니, GM 등은 1년에 1만5000달러(약 1800만원)라는 높은 구독료를 내고 이 잡지를 구독한다.

역시 트렌드 워처인 제인 버킹햄이 이끄는 뉴욕의 ‘유스 인텔리전트’는 매년 패션, 광고, 음악, TV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시험을 통과한 300여명을 ‘알파 소비자’로 뽑는다. 이들로부터 소비흐름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 고객기업에 판다.

유명 브랜드를 즐겨 입는다고 해서 알파 소비자가 될 수 없다. 트렌드 워처들이 원하는 알파 소비자는 옷을 직접 만들어 입거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타임은 “업계 규모는 작지만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인터넷으로 엄청나게 빨라진 정보 흐름 속에서 유행을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먼저 선점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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