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부동산 대책' 따른 투자전략]서울 강남 단기차익 NO

  • 입력 2003년 9월 7일 17시 39분


‘9·5 주택가격 안정대책’으로 그동안 부동산시장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재건축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고 환금성도 나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투자자본 규모 등을 따져보면서 새로운 투자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9·5 대책’에 따른 시장 변화와 투자전략 등을 정리, 분석해 본다.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아파트=우선 가구 수를 늘리지 않고 평형만 늘리는 ‘1 대 1 재건축’이 추진돼 온 중층 아파트가 최대의 피해자다.

소형평형 의무공급비율 확대 조치로 기존 단지에 20평형이 없었음에도 재건축하면서 새로 20평형을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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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단지 규모 4424가구). 이 아파트는 현재 31평형과 34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조치를 적용하면 20평형대 20%, 30평형대 40%, 40평형대 이상이 40%로 단지가 구성된다.

이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당초 재건축을 통해 30∼50평형대로 단지를 바꿀 계획이었지만 이번 조치로 물거품이 됐다.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조합원 몫은 기존 평형대로 하고 용적률(부지면적 대비 지하층을 뺀 건물바닥 총면적의 비율)이 늘어난 만큼 지어질 아파트를 25.7평(전용면적 기준) 이하로 짓는 경우에는 사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저밀도지구 아파트 가운데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지 않은 서울 강남구 반포저밀도지구 내 아파트와 강서구 화곡 저밀도지구의 화곡 2주거지구와 3주거지구도 영향을 받는다.

당초 이들 아파트는 저밀도지구의 기본계획에 따라 20평형대 20%, 30평형대 30%, 40평형대 이상 50% 또는 20평형대 30%, 40평형대 이상 70%로 각각 재건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고덕 주공과 둔촌 주공, 송파구 가락 시영 등과 같은 저층 재건축 추진 아파트단지들도 이번 조치로 사업에 타격을 입게 됐다.

조합원 자격 전매 금지 조치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재건축아파트 대부분이 대상이다. 직격탄을 맞는 곳은 올해 말까지 조합설립 인가가 나기 어려운 아파트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현재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한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고덕 주공, 강남구 은마 등이다. 이런 아파트의 투자자는 앞으로 5∼6년, 길게 잡으면 10년까지 투자금이 묶일 수도 있다.

조합설립 인가가 났더라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개정돼 시행되면 한 차례만 매매가 허용된다. 그만큼 유동성이 떨어져 투자자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반사이익을 보는 아파트=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주는 재건축 사업계획이 확정된 곳들이다. 강남구 잠실동 주공 2·4단지, 신천동 시영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강남지역에 위치한 새 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도 상품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비해 실내 주거 공간이 쾌적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지역의 특성상 40∼50평형대의 중대형아파트는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강남지역에서 신규로 공급될 중대형아파트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

마찬가지 이유로 강남지역에서 앞으로 분양될 아파트와 이미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권 등도 인기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 전략=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당분간 강남에서 눈을 돌려라. 불이익을 받는 물건을 이미 소유하고 있다면 가급적 급매물로 내놓고 빨리 손을 빼야 한다. 이번 조치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는 과정을 거치느라 당분간 시장이 관망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는 예전과 다르게 확고하다. 즉 이번 조치가 대부분 그대로 시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최소한 5년 이상 투자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여윳돈 투자자라면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이번 조치로 강남지역 새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 급매물을 노리는 것도 좋고 새 아파트 분양권도 공략 대상이다.

실수요자라면 새로 분양될 아파트에 주로 관심을 기울여라. 분양권 매입 등 다른 투자방법은 목돈이 필요한 데다 규제가 심해 투자 기회가 많지 않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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