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하나로통신 외자유치후 두루넷 인수 추진

  • 입력 2003년 9월 7일 18시 03분


정보통신부는 하나로통신의 외자 유치를 실현한 후 법정관리 중인 3위 초고속인터넷 업체 두루넷을 인수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통부는 나아가 하나로가 자금난을 해소하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데이콤을 합병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이같이 밝히고 “7월 8일 하나로 이사회에서 외자유치안이 부결된 직후부터 정부는 이미 중립을 포기하고 하나로통신 대책 수립에 나섰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정통부는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8월 5일 이전 이미 하나로통신을 법정관리에 넣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주총에서 유상증자 부결과 동시에 본격적인 영향력 행사에 들어갔다.

특히 진대제(陳大濟) 정통부 장관은 최근 “KT도 (지배적사업자이지만) 부실 통신사업자를 인수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혀 통신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KT와 SK텔레콤이 독주하고 있는 현재 통신시장 2강 체제는 KT-SKT-하나로통신-LG그룹의 4강, 또는 LG그룹이 제외된 3강 체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3월 말 법정관리가 시작된 두루넷은 최근 매각입찰에서 LG그룹과 하나로통신이 입찰제안서를 냈으나 두 회사 모두 자금 동원력이 없다는 이유로 유찰됐다.

한편 LG그룹측은 7일 “현 시세에도 못 미치는 가격의 헐값 외자유치안은 임시주총에서 부결시키고 그 뒤에 외자유치가 배제되지 않은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정통부의 입장이 반영된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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