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4~6월) 국민소득 잠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실질 국민총소득(GNI)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 기준으로 실질 GNI가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의 영향권에 있던 1998년 하반기(-8.6%) 이후 처음이다.
또 2·4분기 중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51조733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6% 증가했지만 물가상승을 제외한 실질 GNI는 0.2% 증가에 그쳤다.
2·4분기 실질 GNI는 교역조건이 다소 나아지면서 1·4분기의 감소세(-1.8%)에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실질 GDP 증가율 1.9%에는 훨씬 못 미쳤다. 실질 GNI 증가율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밑도는 현상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5분기 째 계속되고 있다.
또 교역조건은 1·4분기에 비해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수출가격에 비해 수입가격이 높아 이에 따른 2·4분기의 실질 무역 손실규모는 21조8486억원이었다.
조성종(趙成種)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실질 GNI가 실질 GDP를 밑돈 것은 여전히 교역조건이 나빠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경제성장률보다 경기를 더 나쁘게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 경제 전체의 종합물가지수를 의미하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2·4분기에 원화 강세(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대비 1.8% 상승했다.
특히 이 기간에 국민의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내수 디플레이터'는 물가와 임금의 상승으로 4.3%가 올라 1·4분기 6.5%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상반기 전체의 내수 디플레이터는 5.4%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3.8%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4분기 중 총저축률은 29.1%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했고 전 분기 보다 3.1%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이 기간의 저축률 상승은 소득 증가 때문이 아니라 경기침체로 국민이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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