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 IMF이후 첫 감소…올 상반기 -0.8%

올 상반기(1∼6월) 한국 국민의 실질소득이 반기 기준으로 4년6개월 만에 처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8% 감소했다.

반기 기준으로 실질 GNI가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의 영향권에 있던 1998년 하반기(―8.6%) 이후 처음이다.

또 2·4분기(4∼6월) 중 명목 GNI는 151조733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지만 물가상승을 제외한 실질 GNI는 0.2% 증가에 그쳤다.

2·4분기 실질 GNI는 교역조건이 다소 나아지면서 1·4분기의 감소세(―1.8%)에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1.9%에는 훨씬 못 미쳤다.

실질 GNI 증가율이 실질 GDP 증가율을 밑도는 현상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5분기째 계속되고 있다.

조성종(趙成種)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실질 GNI가 실질 GDP를 밑돈 것은 여전히 교역조건이 나빠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경제성장률보다 경기를 더 나쁘게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 경제 전체의 종합물가지수를 의미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2·4분기에 원화강세(원화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 상승했다.

특히 이 기간에 국민의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내수(內需) 디플레이터’는 물가와 임금의 상승으로 4.3%가 올라 1·4분기 6.5%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상반기 전체의 내수 디플레이터는 5.4%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3.8%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