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수익률의 해법=펀드평가회사인 제로 인이 조사한 주식형 펀드의 최근 2년간(9월3일 현재 기준) 수익률 상위 20개사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프랭클린투신, 현대투신, 외환투신 등 4개사에서 운용한 펀드들이 올라와 있다.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디스커버리 주식형’ 1호 펀드는 2년 동안의 수익률이 116.65%에 이른다. 지난해 6월 2기 결산 때는 악화된 증시 환경 때문에 수익률이 전년도보다 16.68% 줄어들었지만 올해 들어 수익률을 회복했다. 현재 종합주가지수 대비 80% 이상의 초과수익률을 내고 있는 상태.
115.27%의 수익률을 유지하는 ‘미래인디펜던스 주식형’ 1호는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LG전자, 현대차 등 우량 대형주 종목 위주로 짜여져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을 시스템 운용에서 찾고 있다. 과거 펀드매니저 한 사람이 운용하던 기존의 방식을 바꿔 공동운용 방식을 도입한 결과라는 것. 이 회사에서는 투자전략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자산배분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후 운용전략회의에서 운용의 세부 사항들이 정해진다. 이 방식을 통해 독단적인 운용을 방지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체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별 기업의 가치를 주목한 펀드=가치투자 방식으로 잘 알려진 외국계 투신사 프랭클린템플턴은 수익률 상위 10위 안에 무려 5개의 자사 펀드를 올렸다.
이 주식형 펀드들은 모두 6개를 운용 중인 ‘템플턴 그로스(growth) 주식형’ 시리즈에 속한다. 2위에 오른 5호 펀드가 115.60%, 4호와 ‘골드 그로스 주식형’ 4호가 각각 102.33%, 102.28%의 수익률을 내는 등 3호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가 모두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템플턴 그로스 펀드는 내재가치가 우량한 저평가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시장과는 상관없이 기업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방식이 시장 트렌드에 좌우되지 않는 것이 특징. 이 회사는 모든 투자 대상 기업을 직접 탐방하고 기업분석 보고서를 만든 뒤 내부 토의를 거쳐 승인된 종목에만 돈을 넣는다. 이 때문에 평균 주식투자 비율이 80∼90%로 높아도 수익률은 안정적인 편.
▽재기 노리는 ‘바이코리아’ 펀드=회사 규모가 크고 펀드 종류도 다양한 현대투신은 수익률 10∼20위권을 싹쓸이했다.
6위에 오른 ‘바이코리아 엄브렐러 나폴레옹’ 1호는 2년 동안 수익률이 91.5%에 이른다. 10위를 차지한 ‘바이코리아 나폴레옹’ 주식형 2∼6호 등 나머지 펀드 수익률은 80% 수준.
99년 3월 설정된 이후 4년 이상 운용 기록(track record)를 갖고 73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설정 당시 ‘바이코리아’ 열풍을 몰고 왔던 이 펀드들은 최근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수익률은 좋지만 아직 상당수가 원금 회복 단계에 있다. 정보기술(IT)붐과 함께 ‘종합주가지수 1,000 시대’를 외치던 당시의 주가가 지금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현대투신은 멀티매니저 시스템에 의한 운용이 최근 높은 수익률을 낸 비결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펀드를 분산 운용해 위험을 줄이고 있다는 것.
이 회사는 또 자산배분과 주식운용, 채권운용, 전문 트레이더 등 기능별로 펀드 운용을 분업화시켜 놓았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종목 선정 등 주식운용에만 전념할 수 있다.
이 밖에 유일하게 9위에 오른 외환투신의 ‘외환 코아 주식’ 1호는 현재까지 82%의 수익률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 편입비중은 82.56%이며 주로 우량주 및 실적 호전주에 투자했다. 앞으로 테마주와 시장 주도주 등을 공략해 추가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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