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제조업 40% "공장 해외로 이전"…375社조사 中선호

  • 입력 2003년 9월 18일 17시 37분


인천 남동공단에서 130명의 종업원을 두고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원태다이캐스팅’의 노진근 부사장은 요즘 부쩍 고민이 많아졌다. 생산현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수출주문을 받아도 제때 납품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해 인력공백을 일부 메웠지만 고용허가제가 실시되고 주5일 근무제마저 확정돼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그의 마지막 선택은 중국행이다.

최근 공장장에게 양쯔강 근처에 있는 국제화학공단의 현장답사를 다녀오게 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2∼3년 안에는 공장을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생산직사원의 초임이 월 130만원이지만 중국은 아무리 비싸도 30만원, 싼 곳은 5만∼8만원밖에 안 됩니다.”

중소 제조업체 10곳 가운데 4곳은 이미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겼거나 노 부사장처럼 해외이전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에 따르면 375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37.9%(142개)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했거나(7.2%) 이전하는 방안을 계획 중(30.7%)이라고 답했다.

이전하는 곳은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해외이전을 계획 중인 업체들의 이전 시기는 향후 1∼2년 이내가 61.7%로 가장 많았고 △3∼4년 이내 27.8% △5년 이후 10.4%를 각각 차지했다. 앞으로 4년 안에 상당수 중소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옮긴다는 것.

이미 공장을 옮긴 중소업체의 81%는 ‘단순생산시설’만을 옮겼다고 답했다.

그러나 해외이전을 계획 중인 기업 가운데 단순생산부문 이전은 66.1%로 낮아지는 추세다. ‘핵심부문을 제외한 전 생산부문 이전’이 19.1%, ‘연구개발(R&D) 등 핵심부문을 포함한 이전’이 14.8%를 각각 차지했다.

기업의 핵심역량을 몽땅 옮겨가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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