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는 내년 3월 종영되는 50부작 월화드라마 ‘대장금’의 후속으로 정주영 전 회장과 그 가족, 현대그룹에 얽힌 영욕의 역사를 그린 드라마 ‘가신(家臣)들’(가제)의 제작을 검토 중이다. 극본은 KBS1 TV ‘용의 눈물’을 썼고 현재 SBS TV ‘야인시대’를 집필 중인 대하드라마 전문 작가 이환경씨가 맡을 예정.
박종 MBC TV 드라마국장은 18일 “이 작가와 100회 분량의 장편 드라마 극본에 대한 계약을 최근 맺었다”면서 “이씨가 정주영 전 회장을 모델로 한 드라마를 쓰고 싶다는 뜻을 오래 전부터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국장은 “실존 인물들을 실명 그대로 등장시킬 경우 명예훼손 등 법적인 문제가 있어 현대가의 큰 그림만 가져오고 등장 인물들은 픽션으로 가는 방법도 함께 구상 중”이라며 “주인공들의 입사부터 연애담 등 흥미로운 대목도 부각시켜 드라마적 재미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가의 가신 삼인방으로 불리는 이명박 서울시장,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등을 모델로 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해 2000년 그룹 후계자 자리를 놓고 벌어진 ‘왕자의 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대선 출마와 방북 등 현대가를 둘러싼 굵직한 사건들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1984년 KBS TV는 드라마 ‘야망의 세월’을 통해 이명박 현 서울시장을 모델로 현대가를 일부 다룬 바 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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