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체감지수, 외환위기 후 최악

  • 입력 2003년 9월 19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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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의 경기상황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며 위축된 소비심리는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19일 내놓은 '3·4분기(7~9월) 소비자 동향조사'에서 현재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보여주는 '현재 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는 2·4분기(4~6월)의 45보다 하락한 43이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기판단 CSI는 외환위기 영향권에 있던 1998년 3·4분기의 27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2·4분기 이후 5분기 째 하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C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나 생활 형편이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또 6개월 전과 비교한 생활형편을 보여주는 '현재 생활형편 CSI'도 전 분기 71에서 3·4분기 70으로 떨어지며 2000년 4·4분기(10~12월)의 66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소비자가 6개월 후 경기를 예측한 경기전망 CSI는 70으로 전분기의 68에 비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

한은 동향분석팀 조강래(趙康來) 과장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생활형편이 악화된 것보다 경기는 더 나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심리도 실제 상황보다 더 위축돼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지출계획 CSI는 101로 기준치를 넘겼으나 전분기의 102에 비해 약간 낮아져 2000년 4·4분기의 96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의류비(전분기 95→91) 외식비(89→87) 여행비(94→91) 교양,오락,문화비(94→92) 등의 지출을 줄일 계획인 소비자가 많았다.

또 고용사정전망 CSI는 62로 전 분기 64에 비해 낮아지면서 2001년 1·4분기(1~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소비자들은 6개월 뒤에도 취업난이 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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