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8월 중 어음부도율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수원 등 전국 8대 도시의 신설 법인 수는 7월의 2914개에서 8월에는 2403개로 줄었다. 이는 1999년 5월의 2027개 이후 51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이다.
8월의 신설 법인 수는 7월과 비교하면 511개나 줄었다. 휴가철의 영향으로 8월 창업기업 수는 통상 전달보다 다소 줄지만 2002년 7월과 8월의 차이인 180개와 비교하더라도 감소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임재철(林在哲) 한은 기업금융팀장은 “8월 신규 창업의 감소폭은 계절적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서 “대기업의 납품 여건이 악화되고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창업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경원(金京源) 상무는 “최근 창업 감소는 임금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 이익’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또 정국 불안과 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가 정신’ 자체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8월의 전국 어음부도율(액수 기준)은 0.09%로 7월의 0.07%, 지난해 같은 달의 0.05%에 비해 높아졌다. 반면 부도업체 수는 전월의 508개에서 471개로 37개 줄었다.
법인기업의 부도는 7월의 329개에서 280개로 49개 줄어든 반면 개인기업은 179개에서 191개로 12개가 늘어 개인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경기침체의 고통을 더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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